CBDC 상용화 임박, 디지털 화폐 개념과 암호화폐와의 차이점
한국은행이 10만명을 모집해 실제 매장에서 디지털 원화를 써보는 시범 운영을 시작하면서 CBDC 상용화가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디지털 결제는 이미 일상이고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은 민간 영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부가 직접 발행하는 CBDC는 어떤 차별성과 가능성을 가질까요?
이 글에서는 CBDC의 개념부터 장단점, 암호화폐와의 차이, 최근 이슈와 함께 알아보는 한국의 시범 운영 현황까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CBDC란 무엇일까? 디지털 화폐의 개념과 도입 배경

CBDC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줄임말입니다. 말 그대로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 화폐를 뜻합니다. 실물로 존재하는 지폐나 동전처럼 가치를 인정받지만 종이 대신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지갑 안에서만 존재하는 전자 화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디지털 결제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현금을 사용하는 경우가 점점 줄고 있습니다. 카드, 간편결제, 모바일 송금 등이 일상화 되었기 때문인데요. 이런 변화 속에서 중앙은행은 기존 화폐의 기능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으로 CBDC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민간 암호화폐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점도 중요한 배경 중 하나입니다. 이들 암호화폐는 탈중앙화된 네트워크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국가가 금융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CBDC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중앙은행이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통화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은행 역시 디지털 원화라는 이름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는 실제 국민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2. CBDC의 구조와 주요 특징: 종이 없는 화폐의 모습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화폐로 실물 없이 전자적으로만 존재합니다.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지갑을 통해 사용되며 기존 지폐와 동일한 가치를 지닙니다.
기술적으로는 블록체인 또는 분산원장기술(DLT)을 기반으로 하며 거래 기록이 안전하게 저장되고 위조 위험이 낮은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신뢰성과 투명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CBDC는 도매형과 소매형 두 가지 형태로 나뉩니다. 도매형은 금융기관 간 대규모 거래에 사용되며, 소매형은 일반 국민이 일상 속 결제나 송금에 활용할 수 있는 형태입니다. 최근 한국은행이 테스트 중인 디지털 원화도 소매형 모델에 해당합니다.
결제 방식은 QR코드 등 모바일 기술을 활용하며 기존 간편결제와 유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형태입니다. 다만 중계기관 없이도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수료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3. CBDC의 기대효과와 한계: 수수료 절감 vs 스테이블코인 경쟁

CBDC가 기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카드나 간편결제는 중간에 여러 회사를 거치면서 수수료가 붙지만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거래 과정이 더 단순하고 비용도 낮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도 디지털 지갑만 있다면 쉽게 결제나 송금이 가능하기 때문에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계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스테이블코인인데요.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해외에서 테더나 USDC 같은 디지털 화폐를 결제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빠르고 편리하게 쓸 수 있고 CBDC보다 먼저 확산됐기 때문에 경쟁 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는 프라이버시 문제입니다. CBDC는 거래 내역이 모두 기록되기 때문에, 정부가 모든 돈의 흐름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처럼 CBDC는 분명히 장점이 많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들도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4. CBDC와 암호화폐의 결정적 차이: 누가 발행하고, 왜 쓰는가

CBDC와 암호화폐는 모두 디지털 형태의 화폐지만, 가장 큰 차이는 누가 만들었느냐에 있습니다.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국가가 그 가치를 보장합니다. 반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는 누구나 만들 수 있고 특정한 주체 없이 운영됩니다.
또 하나의 차이는 가치의 안정성입니다. CBDC는 실제 화폐와 1대1로 연동되기 때문에 가치가 일정하지만, 암호화폐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크게 오르내릴 수 있습니다.
사용 목적도 다릅니다. CBDC는 일상적인 결제나 송금에 쓰이도록 설계되었고 정부가 통화 정책을 운영하는 데 활용됩니다. 반면 암호화폐는 투자 수단으로 활용되거나 일부는 익명성과 탈중앙성을 중시하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쉽게 말해, CBDC는 국가가 만든 ‘공식 디지털 돈’, 암호화폐는 개인이 만든 ‘대안 화폐’ 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화폐는 기능도 목적도 다르기 때문에 경쟁보다는 각자의 역할을 나눠 가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5. CBDC, 이제 현실이다: 한국의 시범 운영과 주요 기업 대응

이제 CBDC는 개념이 아니라 실제로 생활 속에서 테스트되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한국은행은 2025년 4월부터 일반 국민 10만 명을 대상으로 CBDC 시범 운영을 시작했고 편의점이나 서점, 마트 등에서 실제로 결제해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실험은 단순한 기술 테스트가 아니라 CBDC가 실제 생활에 잘 녹아들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입니다. 사람들이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을지 결제 속도나 보안은 괜찮은지 등을 실제 환경에서 점검하게 됩니다.
금융권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데요. 특히 신한은행은 블록체인 기반 기술에 꾸준히 투자해 왔고 이번 CBDC 실험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앱과 디지털 지갑을 통해 CBDC와 연동되는 서비스를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으며 해외 송금이나 기업 결제 시스템에도 적용 가능성을 검토 중입니다.
이처럼 한국의 CBDC는 점점 실생활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향후 상용화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시점에 와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이 실험은 앞으로 디지털 화폐 시대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